케냐 AA는 산지 이름이나 커피 품종이 아니라 생두의 크기를 나타내는 케냐식 등급입니다. 국제커피기구의 케냐 국가 프로필은 AA를 스크린 18/17에 남는 약 7.2㎜ 크기의 평두로 설명합니다. 큰 생두를 고르게 묶어 로스팅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AA라는 글자만으로 맛과 품질이 자동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생산 지역과 품종, 수확 연도, 가공소, 로트의 컵 품질까지 함께 봐야 좋은 케냐 커피를 고를 수 있습니다.

케냐 AA 뜻, ‘최고 등급’이라고만 알면 부족한 이유

케냐의 생두는 정선 과정에서 모양과 크기, 밀도 등에 따라 AA·AB·PB·C·TT 등으로 나뉩니다. AA는 일반적으로 스크린 17/18에 남는 큰 평두를 뜻합니다. 스크린 숫자는 64분의 1인치를 단위로 한 체 구멍의 크기이므로 스크린 18은 약 7.1~7.2㎜에 해당합니다. AB는 그보다 작은 평두가 중심이고, PB는 한 체리 안에서 둥글게 자란 피베리를 가리킵니다.

큰 생두는 같은 로트 안에서 물리적 균일성을 확보하기 쉽고 시장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습니다. 그러나 크기는 향미 평가 점수가 아닙니다. 관리가 뛰어난 AB가 평범한 AA보다 더 깨끗하고 달콤할 수 있습니다. 구매할 때는 ‘케냐 AA’라는 큰 글씨 아래에 지역, 워싱 스테이션 또는 팩토리, 생산자 조합, 품종, 가공법, 수확 정보가 얼마나 투명하게 적혀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니에리·키리냐가·무랑아, 산지에 따라 달라지는 인상

케냐의 대표 커피 산지는 케냐산 동쪽과 중부 고지대에 모여 있습니다. 니에리와 키리냐가, 무랑아, 키암부, 엠부 등은 국내 스페셜티 원두에서도 자주 만나는 이름입니다. 화산성 토양, 비교적 높은 고도와 큰 일교차는 커피 체리가 천천히 익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지만, 같은 카운티 안에서도 농장 위치와 기후, 수확 시기, 가공소 관리에 따라 맛은 달라집니다.

좋은 케냐 워시드 커피에서는 블랙커런트나 붉은 베리, 자몽과 오렌지 같은 과일 인상이 자주 언급됩니다. 어떤 로트는 토마토나 향신료를 떠올리게 할 만큼 강렬하고, 어떤 로트는 흑설탕과 홍차처럼 차분합니다. 이것을 모든 케냐 AA의 고정된 맛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케냐 커피에서 발견될 수 있는 대표적인 향미 범위로 이해해야 정확합니다.

SL28·SL34가 유명한 이유와 새로운 품종

케냐 커피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품종이 SL28과 SL34입니다. 여기서 SL은 과거 케냐의 Scott Agricultural Laboratories에서 선발했다는 역사에서 나왔습니다. World Coffee Research는 SL28을 높은 고도에서 뛰어난 품질 잠재력을 가진 품종으로 소개하며, 큰 생두와 가뭄 적응성을 장점으로 보지만 주요 병해에는 취약하다고 설명합니다. SL34 역시 높은 고도와 충분한 강우 조건에 적응하며 뛰어난 컵 품질 잠재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케냐에서는 SL 계열만 재배되는 것이 아닙니다. 커피베리병과 녹병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Ruiru 11, 병해 저항성과 컵 품질을 함께 추구한 Batian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케냐 AA는 모두 SL28’이라고 생각하면 틀립니다. AA는 크기 등급이고, SL28·SL34·Ruiru 11·Batian은 품종 이름입니다.

워시드 가공이 만드는 선명하고 깨끗한 산미

케냐의 고품질 커피는 잘 익은 체리를 선별한 뒤 과육을 벗기고 발효와 세척을 거치는 워시드 방식으로 많이 가공됩니다. 일부 생산 로트에서는 발효와 세척, 추가 침지 과정을 세밀하게 관리해 점액질을 제거하고 생두를 건조합니다. 이런 과정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면 향미의 경계가 또렷하고 입안의 마무리가 깨끗한 커피가 됩니다.

케냐 커피의 산미는 단순히 시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합니다. 잘 추출된 커피에서는 과일의 향과 단맛이 산미를 받쳐 주며, 온도가 내려갈수록 베리와 감귤의 인상이 더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덜 추출되면 날카로운 신맛만 남을 수 있으므로 분쇄도와 물 온도, 추출 시간을 함께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케냐 AA 원두 구매할 때 확인할 6가지

첫째 AA 표기만 보지 말고 니에리·키리냐가처럼 구체적인 산지를 봅니다. 둘째 팩토리나 워싱 스테이션, 생산자 조합이 공개됐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SL28·SL34 등 품종 구성이 적혀 있으면 향미를 예상하기 쉽습니다. 넷째 워시드·내추럴 같은 가공법을 확인합니다. 다섯째 수확 시기와 생두 입고 정보가 있으면 신선도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여섯째 로스팅 날짜와 추천 추출법이 분명한 판매처를 고릅니다.

산미가 부담스럽다면 미디엄 라이트에서 미디엄 정도로 볶은 제품을, 블랙커런트와 자몽 같은 향을 또렷하게 느끼고 싶다면 라이트 로스트를 살펴보세요. 단, 판매처마다 배전도 표기 기준이 다르므로 색상 이름만 믿기보다 실제 향미 설명과 추천 레시피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케냐 AA 로스팅과 맛있게 마시는 방법

큰 AA 생두는 열이 중심까지 고르게 전달되도록 로스팅 초반 에너지를 확보하되 겉만 빠르게 익지 않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밝게 볶으면 베리와 감귤, 꽃 향이 살아나고, 조금 더 진행하면 흑설탕과 초콜릿의 단맛과 질감이 강조됩니다. 실제 최적 지점은 생두의 수분과 밀도, 수확 로트에 따라 달라지므로 AA 전체에 하나의 로스팅 공식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핸드드립에서는 비교적 높은 물 온도와 중간보다 약간 가는 분쇄도로 충분히 추출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신맛만 튀면 분쇄도를 조금 가늘게 하거나 물 온도를 올리고, 떫고 건조한 여운이 강하면 분쇄도를 굵게 하거나 추출 시간을 줄여 보세요. 뜨거울 때부터 완전히 식을 때까지 천천히 마시면 케냐 커피의 온도별 변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HOME BREWING RECIPE

집에서 시작하는 기본 레시피

원두16g

93~95℃ · 총 250g

분쇄중간보다 약간 가늘게

뜸 들이기물 40g · 35~40초

추출 시간약 2분 40초~3분 10초

드리퍼와 물, 분쇄기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첫 잔의 결과를 기준으로 조금씩 조절하세요.

SOURCES

조사·참고 자료

등급과 품종처럼 사실 확인이 필요한 내용은 아래 기관 자료를 기준으로 교차 확인했습니다.